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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18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20년 2월 2일.
첫째가 다음 주에 생일이다.
36개월 전에 에버랜드에서 정기권을 구매해야 이득이라며 본가에 가기 전에 에버랜드에 들러 정기권을 만들었다.
바로 전날에 가야 한다지만 스케줄을 보아하니 바로 전날에 가려다 놓치게 될 것 같아 미리 다녀왔다.
바로 앞 주차장이 절반은 비어 보였다.
에버랜드는 눈치싸움이라고 했던가.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는 저 사람들이 과연 현명한 것일까.

 

그러다가 뜬금없이 떠오른 것이 작년에 본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에 인사이드 빌 게이츠라는 3부작 다큐멘터리가 있다.
원제는 Inside Bill’s Brain인데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에서 손을 뗀 뒤에 하는 일들과 그의 생각들로 구성된 다큐멘터리다.

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당시에 이 다큐를 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면서 감탄했던 것은 바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사람은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이미 우한 폐렴,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이 얼마나 위협적인 것인지에 대한 경고를 미리 한 바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빌 게이츠는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지구가 갖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지구 상에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전혀 통용되지 않는 곳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인사이드 빌 게이츠에서는 위생에 대해서, 질병에 대해서, 안전한 에너지에 대해서 고민해 나가는 빌 게이츠의 모습들이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게 그려지는데, 시간이 있을 때 한번 보기를 권한다.
천재적이었던 어린 시절부터 사업을 일으켜 부를 축적하고 결국 인류를 위해 고민하는 모습까지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한낱 개미와 같이 매일 매일 살아가는 나와는 전혀 다른 스케일을 경험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나도 돈 많이 벌면 별장에 들어가 2주 정도는 다이어트 코크만 마시며 책에 파묻히고 싶다는 생각과 더불어 돈에서 해방되면 인간은 이렇게 인류를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역설적으로 빌 게이츠는 젊어서 일할 때는 거의 워커홀릭 수준으로 일을 했던걸 보면 확실히 몰입해서 중독적으로 무엇인가를 해본 사람만이 경지에 오를 수 있나보다.

 

언젠가 화성에 가면 이 사람 얼굴이 걸려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일들이 충분히 중요하다면, 그것이 실패할지라도 시도해봐야 한다는 말을 일론 머스크의 유튜브 영상에서 본적이 있다.

우리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 대부분 결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결과가 아닌 것은 틀린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확실히 충분히 중요한 것이라면 결과와는 상관없이 시도한 사람들이야 말로 언제나 고귀한 위치에 있다.

 

우리는 대부분 브랜딩 된 사람에 대해서는 모든 업적을 그 사람의 업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일론 머스크에게는 매우 똑똑하고 중요한 결정을 하며 냉철한 판단과 거칠것없는 실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가 이 모든 것을 대표하는데에는 그가 위험을 감수하기 때문이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만이 승리에 대한 잔을 들 자격이 있는 것이다.

 

단순히 부자가 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얼마나 초라한 일인가.

돈을 벌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되는가.

경제적인 자유를 얻고, 일찍 은퇴를 하면 그 이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경제적인 자유를 얻어야 하는가.

충분히 중요한 일을 하고, 실패하더라도 시도할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