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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55 가치의 값 그리고 매수의 시점

2020년 8월 23일
회사에서 여러가지 위기도 오고 곤란한 상황을 맞이해 본 적이 있다.
그런 과거의 일들을 돌이켜 볼 때 가장 위험했던 위기는 회사 생활이 시시해지는 것이었다.
스스로 목적을 찾지 못하면 그렇게 재미가 없고 따분해질수가 없다.
다행히 아직은 그렇지 않은데, 가정을 유지하면서 가슴 뜨거운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을지 고민이 되곤 한다.

한창 물건을 살 때 옥션이나 지마켓을 통한 최저가 구입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막 오픈 마켓이 들불처럼 유행을 하던 시기였는데, 용산에서 발품을 팔아야 했던 전자부품들도 인터넷으로 최저가 검색이 되던 시기였다.
당시에는 아주 싼 물건도 더 싸게 구입하지 못해서 안달이 났던 때였으니 신기하기까지 했다.
결국은 최저가 경쟁에서 이기더라도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때 기억이 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희안하게도 나는 최저가가 아니라서 기분이 나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는데, 큰 돈 들어가는 것들을 많이 사본 적도 없거니와, 조금 더 주고 사더라도 사기를 당하거나 불량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뭔가를 사면 어디서 얼마를 주고 샀고, 더 싸게 산 것이 자랑이 되는 시기였다.
그 때 회사의 상사 한 분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보기에는 양말을 사더라도 최저가를 찾아보고 사는 노력을 할 바에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많이 순화한 기억이긴 한데 여튼 요즘 세대들이 너무 야망이 없다라는 식의 이야기로 기억한다.
쫌생이마냥 몇푼 더 깍으려고만 하는데 집중하지 말고 소득 자체를 더 크게 가져가야 될 시기라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찬성하는 편인데, 사실 그 가격이라는 것은 결국 그만큼의 가치로 치환된다.
그 가치라는 것이 항상 변하기 때문에 가격도 변하기 마련이고, 가격이 변동하는 주기도 생긴다.
그 가격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가치이고, 결국 가치에 대한 평가가 옳다면 된 것이다.

주식 매수도 비슷하다고 보는데, 매수 진입 시점을 고민하다가 매수를 못할 바에는 조금 비싸더라도 일단 매수하는 것은 절대 미련한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투자를 하는 시점에서 자신이 생각한 시나리오가 있다면 그 시나리오가 중요하지, 당장 최저가가 아니라고 구입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천슬라가 되었다고 기념으로 몇주 더 산게 엊그제 같은데 테슬라는 이제 이천슬라가 되었다.
나는 벌써 100% 수익을 내는 기회를 아쉽게도 2주로 놓친 셈이다.
확실히 꿈을 구현하는 능력은 섹시하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 매력이 결국은 팬을 만들고, 팬들은 돈이 된다.
순수한 팬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말투로 들리지만 오히려 나에겐 팬들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말로 들린다.
매력적이던 넷플릭스보다 엔비디아의 로드맵이 더 매력적이게 보였기 때문에 결국은 종목을 바꿨고, 테슬라의 미래가 좀 더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더 매수할 수 있었다.
at&t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은 매도를 하게 된 것은 그만큼의 매력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매수가에 대해 최근에 다들 과열 분위기를 경고하는 것은 물론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야할 이유가 있고 자신에게 쓸모있다면 사야하는 물건처럼 주식 매수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본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예상은 틀릴 수 있으므로 몰빵이나 미수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계획은 늘 변경된다.
예상은 언제나 틀린다.
회사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뭔가를 보장해야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불만을 토로한다.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없는 사람들이지만 자신이라면 안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언제나 인생은 다음과 같이 살아야 한다고 본다.

슛을 쏠 때는 반드시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쏘고,
그 다음에는 반드시 안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리바운드를 하러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