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oughts

#43 좀비 혹은 질병에 대한 판데믹 시뮬레이션

 2020년 5월 6일.
나는 미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다.
지금이야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가 있지만, 예전에는 많은 번역 자막들을 기다렸다가 다운로드하여 보았던 기억들이 있다.
그래서 넷플릭스나 왓챠 플레이 같은 서비스들은 내게는 매우 소중한 것들이고 고민하지 않고 결제했다.

나는 좋은 좀비 영화가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좀비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새벽의 저주를 처음 보았을 때가 아마 첫 좀비 영화에 발을 들어놓았을 때 같다.
이 후로는 여러 영화 드라마 게임까지 좀비는 그 영역을 다양하게 넓혀왔다.
좀비의 타입 조차도 요즘에는 느리고 어그적대는 모습에서부터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한국형 좀비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좀비들은 역시나 역동적...

 

 

역동적인 좀비들로 치자면 월드워 Z를 따라오긴 어려울 것 같다.
시나리오가 매력이 있어서 직접 판권을 사서 영화를 찍었다는 브래드 피트 때문에 안 볼 수가 없었던 작품.
그 와중에 월드워 Z는 사내 도서관에 원작이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인상적이었던건 역시 예루살렘에서의 그...

 


이 이야기에서 초기 좀비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나타났지만 북한은 의외로 효과적으로 좀비를 제압한다.
그 비결은 바로 모든 사람들의 이를 뽑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매우 신박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좀비가 어떤 바이러스에 의해서 감염된다면 그 감염 경로를 차단하거나 감염 도구를 없애면 되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독재국가인 북한이 단기간에 모든 사람의 이를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최근에 코로나 관련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이 이런 부분인데, 우리나라의 행정력과 높은 시민 의식을 고려해본다면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Fire officer’s guide to disaster control에서 발췌.

 

 

미국이라는 나라는 소방 업무 매뉴얼에 ufo를 만나게 되었을 때의 대응 지침도 존재할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대응 프로세스를 만들어 놓는다고 알고 있었다.
특히 미국 국방부는 좀비라는 가상의 바이러스를 상정한 시뮬레이션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가 실제 좀비가 나타날 상황이 아니라 핵전쟁이나 테러로 인한 무정부 상태를 대비한 것이라고 들었다.

좀비는 아니지만, 톰 클랜시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더 디비전이라는 게임에서는 미국은 다크 윈터라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통해서 지폐를 통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전염되면 판데믹에 맞닥뜨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훈령을 공표한다.
이것이 게임의 근간이 되는 훈령 51호이고, 판데믹 상황에서 세상을 안정시킬 요원 중 한 명이 주인공이 된다.

 

누구나 집에 생존 장비 세트 정도 하나쯤은 있는거 아니예요?

 


이 내용은 톰 클랜시의 작품들이 그렇듯이 대부분 사실에 근거한다.
실제로 다크 윈터 작전은 2001년 6월 22일에 시뮬레이션되었고, 그 결과 3주 만에 의료 체계 붕괴 및 백만 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에 관련해서는 다음의 내용을 참고해볼 만하다.

https://blog.ncsoft.com/사이언티픽-게이머즈-시즌4-11-전염병이-불러온-아포칼/

사이언티픽 게이머즈 시즌4 #11 전염병이 불러온 아포칼립스: 디비전

에볼라, 사스, 메르스 등 전염병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blog.ncsoft.com

 

미국은 이미 이런 전염병에 대한 예측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미국은 이미 이런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준비를 해왔음을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미국은 의료 체계의 마비를 막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인 여파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결과에 대해서 제 때에 옳은 결정을 내리기란 어려웠을 것이고, 국제 역학 관계를 비롯한 여러 정치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또한 중앙 정부가 모든 주를 강력하게 통제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수많은 이익 관계가 맞물려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역사 속에서 직면한 문제에 집중하면 이해와 풀이가 쉬워지지만 그것이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와 얽혀있는 경우에는 도저히 풀리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봐왔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우리는 이미 이런 사태를 시뮬레이션해볼 정도의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도구는 이미 우리 손에 쥐어져 있다.
이제는 옳은 결정을 해야 할 차례다.
시간이 지나면 옳은 결정은 고통을 결국 감내해야 했던 것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