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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42 비대면 업무 방식이 가져올 경제의 변화

2020년 5월 6일
거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셋째의 울음소리와 첫째 둘째의 다툼 속에서 다시 한번 상기시켜 본다.
연년생은 정말 피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굉장히 보수적인 문화로 손꼽히는 회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해 격일 재택 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큰 문제 없이 비대면 회의나 재택 근무로의 전환이 가능했다.
물론 고루했던 사내 문화에 최근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몇 년은 뒤에나 가능할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 잘 동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격일 재택 근무를 계속 시행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신문 기사가 있었다고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업무에 문제가 없다면, 격일 재택 근무가 가져다 주는 이득이 엄청나다.
인프라 유지 비용도 절반으로 줄고, 사내 식당의 비용이나, 출퇴근 버스나 주차장 사용률도 절반으로 떨어진다.
대신에 투자해야할 자체 vpn이나 인트라넷에 대한 투자 대비 엄청난 절감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해본 회사 입장에서는 절대 이 부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당장 업무 능률보다도 얻을 수 있는 비용 개선이 크다보니 내 눈에 보여야 일을 하고 있을거라는 종놈 부리던 시절의 습성을 잊지 못하고 한데 모아놔야 일을 잘할 것이라는 믿음도 서서히 이제는 깨지게 될 것이다.

당장 비대면 방식의 재택 근무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업무를 증명하거나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이런 성과 중심의 업무 관리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jira나 flow등의 여러 프로세스를 도입한 회사들도 단순 task 위주의 목록으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고 이 프로세스가 주는 기능들을 사용하는 관리자들은 아마 드물 것이다.
업무의 성격도 다르고, 팀원들의 마인드나 업무 방식이 차이가 있을테니 애자일 등의 업무 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우리는 사무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일을 하고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대면이 필요한 서비스 관련 업무는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계속해서 인력을 줄여나가는 방향이 지속된다면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아르바이트는 그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접점으로 시작해서 접점으로 끝나는 여러가지 일들이 모습을 감출 것이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오프라인 매장이 굳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있어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온라인으로 하지 않았던 것들을 온라인으로 해야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회사들이 강제로 수행된 재택 근무 방식에 대한 학습이 끝나면, 자신의 자리를 보전할 이유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대부분 비대면 업무 방식에 의해서 점차 그 자리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취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고,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그에 반해 우리가 소비하게 될 컨텐츠의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다.
온라인이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면 무선 통신망이 확대되고 이를 활용한 여러가지 응용 영역이 생겨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을 바탕으로 하는 기간산업에서부터 그 위에 올라가는 스택의 거의 대부분은 미국 회사가 자리잡고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새로운 시대를 목격하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