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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11 연봉과 자산, 투자금액의 가치

2020년 1월 15일.
첫 회사의 신입 연수에서 들었던 강사의 이야기로 기억한다.
당신의 연봉을 바꿔 말하면 당신이 은행에 10억을 갖고 있고 매년 그 이자를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돈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가치를 발전시켜서 연봉을 올리는 것은 마치 자산이 늘어난 것과 같다는 논리였다.
당시에는 3년 안에 1억 모으기와 같은 재테크를 위한 목돈 모으는 요령이 널리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반대로 자기개발과 업무수행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라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는 꽤 재미있는 관점을 선사한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자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돈이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배당을 월세처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나는 요즘 유행하는 이런 경제적 자유를 위한 모든 시도는 결국 나의 노동력이 아닌, 내가 가진 금융자산에게 어떻게 일을 시킬 것인가로 요약된다고 생각한다.
즉, 나의 노동력을 통해 번 돈을 아껴서 금융 자산으로 바꾸는 것이 첫 번째요, 그 금융 자산을 어떻게 투자하고 관리할 것인가가 두 번째라는 말이다.
그런데 용한 재주가 있어 그 목돈을 두배, 세배 이상 불리는 것이 아니라 은행 금리보다 조금 더 기대하는 정도라면 아이러니하게도 배당이나 월세와 같은 수익이 나의 노동력으로 창출되는 금전적 가치를 대체한다는 말은 사실 이미 그 역이 성립되어야 가능한 말이 된다.

결국 꾸준히 주식이나 ETF 혹은 달러나 금, 아니면 배당주나 상가나 오피스텔을 사서 월세를 받는 이 모든 행위들이 내 연봉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거꾸로 내가 목돈 10억을 모으는 시간과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물론 배당 수익을 그대로 재투자하거나 주식을 계속해서 사모아서 몇 배가 되는 경우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경우의 확률은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이미 충분히 낮다.

어떤 배당주에 투자할지 고민하는 것만큼이나 얼마의 금액을 투자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어떤 종목에 투자했느냐는 결정은 수익률이라는 %로 나타나겠지만, 투자한 금액의 차이는 수익률이 낮더라도 절댓값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100억이 있다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까? 목표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