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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8 말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2020년 2월 26일

코로나 19 덕분에 동네 어린이집이 휴원을 했다.

아내가 이제 막달인데 연년생 아이들을 데리고 2주를 지내야 한다는 사실에 넋이 나가는걸 옆에서 보고 있자니 너무 속상하다.

곧 첫째와 둘째가 손 잡고 함께 등원하는 모습을 볼 생각에 설레었을 텐데.

동생은 회사에서 자택 근무를 하라고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아내의 회사도 임산부들에게는 특별 휴가가 나온 모양.

그나저나 신천지가 생각보다 우리나라의 근 현대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 사회에 꽤나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것 같다.

신기하고도 무서운 일이다.

 

북러닝은 두 달을 주기로 매달 책 한 권씩이 주어지는데, 이번 달 책은 너무 늦게 시작했다.

말 기술 : 일 결정력을 높이는 말 사용법이라는 책이다.

 

말 기술 걸기!



이 책은 제목이 조금 아쉬운데, 말을 기술 삼아 무엇인가를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도처에서 빈번하게 들을 수 있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인식되곤 하는, 지혜로운 것처럼 보이는 문장들이 실제로는 우리를 편향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속고 있다. 전통적인 교훈, 경험에서 찾은 지혜, 누구나 아는 상식을 책으로 쓰면 도서관 하나를 너끈히 채울 정도다.
... (중략)...
어떤 상황에서는 맞는 말이 다른 상황에서는 틀릴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말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방해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저자는 방해를 하는 말을 비싼 말이라고 표현한다.

무심코 넘겨버리는 말에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말이라는 의미이다.

비싼 문장은 정보를 제한하고, 선택을 방해하지만, 그 점이 비싼 비용을 치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막대한 해를 끼치는 행위를 사람들에게 느끼지 못하게 한다는데 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너무 늦었다는 말이다.

"강을 건너는 도중에 말을 갈아탈 순 없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길잡이를 버리고 길을 건널 순 없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표현으로는 "한번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어야지!" 또는 "일을 벌였으면 끝장을 봐야지!" 등이 있다.
어떻게 표현하든 그 뜻은 분명하다. 한번 시작한 일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방향 전환에 대한 저항은 매우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내가 처음 회사에 입사해서 연수를 갔을 때 들었던 이야기다.

경력 입사자 한 명이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박사과정을 하고 다시 입사하게 된 케이스였는데, 그 형이 회사를 그만두려고 하자 상사가 대뜸 욕을 하면서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야, 똥을 퍼도 3년은 푸라고 했다. 고작 3달을 했는데 그만둬?"

 

쓰고 나니 참 옛날 일인가 싶다.

어쨌거나 지금 돌이키기엔 너무 늦었다, 혹은 좀 더 해보자라는 말은 참 많이 듣게 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여러 방향 전환에 성공한 사례들을 알려준다.

IBM, 할리데이비슨, 삼성전자, 넷플릭스의 사례에서 때 늦은 방향 전환의 성공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방향 전환의 가능성을 보다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을까.

 

1. 새로운 정보에 열려 있는가, 닫혀 있는가?
2. 판단의 근거가 미래에 있는가, 과거에 있는가?
3. 변화하는 쪽과 머무르는 쪽 중 어느 쪽이 더 쉬운가?
... (중략)...
매몰비용의 영향력은 단순히 눈을 감고 무시해서는 없앨 수 없다. 눈을 뜨고 적극적으로 거부해야 한다.
예컨대 결정을 내릴 때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명확히 적용해야 한다.
- 현재가 중요하다 : 지금 가지고 있는 것과 지금 아는 것을 위주로 판단할 것.
- 미래가 중요하다 : 가고자 하는 방향을 생각할 것.
-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 어제의 결정과 투자가 오늘의 결정을 좌우하게 하지 말 것.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언제나 고민하게 만드는 이른바 본전 생각, 즉 매몰비용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분명히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자주 듣게 되는 여러 비싼 말을 하나씩 분석한다.

너무 바쁘다는 말.

당장 그것부터 하자는 말.

우리는 다르다는 말.

믿어보자는 말.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한다는 말.

그 사람 없으면 안 된다는 말.

고객은 언제나 옳다는 말.

그 정도는 우리가 직접 하자는 말.

 

이 각각의 비싼 문장들은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너무나 쉽게, 자주 접하게 되는 말들이다.

그만큼 이 말들이 우리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미국 주식에 투자를 하면서도 이런 비싼 문장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실생활에서 이런 비싼 말들을 듣고 되받아 돌려줄 필요는 없다.

다만 이런 비싼 말들로부터 나 스스로를 멀리하고 그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사고방식으로부터 멀어지는 실질적인 조언을 준다.

 

사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런 비싼 문장들은 내가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